철도 인프라는 도시의 속도를 바꾸고 공간의 위계를 재편한다. 남북내륙철도와 선상역사, 복합환승센터로 이어지는 김천의 철도 구상은 단순한 교통 개선을 넘어 중소도시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전략적 전환점으로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많은 도시가 교통망 확충에는 성공했지만, 이를 도시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데에는 한계를 보여왔다. 교통을 이동을 위한 시설로만 접근했기 때문이다. 반면 교통 위에 주거와 문화, 일상이 결합될 때 교통 인프라는 도시를 작동시키는 핵심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김천에서 추진 중인 선상역사와 복합환승센터 구상은 이러한 전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환승 기능에 주거와 문화 요소가 결합될 경우, 김천80번지 일대는 단순한 교통 경유지를 넘어 직주근접형 생활권으로 재편될 수 있다. 철도와 버스, 택시가 집결하는 중심부에서 거주가 가능해지면 이동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은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특히 서울과 수서를 1시간 내로 연결하는 접근성은 김천의 위상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요소다. 수도권과의 물리적 거리보다 시간 거리가 더 중요해진 시대에 김천은 청년층과 신혼부부, 전문직 종사자에게 현실적인 주거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인구 유입을 넘어 도시의 연령 구조와 산업 기반을 동시에 개선하는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문화 기능이 더해질 경우 도시 공간의 파급력은 더욱 확대된다. 소규모 공연장과 전시 공간, 도서관 등 생활형 문화시설이 환승센터와 연계되면 역세권은 낮과 밤이 살아 있는 도시 공간으로 변화한다. 이동을 위해 스쳐 지나던 공간이 머무르고 소비하며 문화를 향유하는 장소로 전환되면서 상권 활성화와 지역 이미지 제고라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교통과 주거, 문화가 결합된 복합환승센터는 도시 운영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대중교통 이용률은 높아지고 자동차 의존도는 낮아지며 보행 중심의 압축형 도시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는 환경 부담을 줄이고 도시 관리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로 이어져 지속 가능한 도시 운영이라는 국가적 과제와도 맞닿아 있다.
결국 핵심은 환승센터를 하나의 시설이 아닌 도시로 설계하는 시각이다. 철도 위에 조성될 선상역사와 그 아래 형성될 복합환승센터, 그리고 그 안에 담길 주거와 문화 기능은 김천역 일대의 공간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는 김천이 이동의 중심을 넘어 생활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과정이자 철도 특화 도시 전략의 실질적 완성 단계라 할 수 있다.
서울과 수서에서 1시간, 전국 어디서든 빠르게 닿을 수 있는 접근성 위에 주거와 문화가 결합될 때 김천의 철도 전략은 비로소 도시 경쟁력으로 전환된다. 이는 특정 지역의 개발 사례를 넘어 중소도시가 미래를 설계하는 하나의 현실적 모델을 제시하는 선택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이제 김천에 필요한 것은 시설의 나열이 아니라 도시로 완성하려는 결단이다. 선상역사와 복합환승센터를 단순한 교통 시설로 남길 것인지, 교통 위에 삶의 기능을 얹어 사람과 도시가 함께 성장하는 공간으로 만들 것인지는 행정의 선택에 달려 있다. 배낙호 시장의 판단과 결단이 김천을 지나치는 도시가 아닌 머무르고 선택받는 도시로 이끄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